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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사니즘

부모와 자녀, 돈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야 할 때

자산을 물려주는 시대가 아니라, 금융 감각까지 함께 전수해야 하는 시대다.
자녀에게 얼마를 남겨줄까보다, 돈을 어떻게 바라보게 할까가 더 중요해졌다.
반대로 부모 세대도 이제는 자산 이전을 ‘언제, 어떻게, 얼마씩’이 아닌
‘왜,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나눌지를 고민해야 한다.
세대 간의 돈 이야기는 민감하지만, 그래서 더 먼저 꺼내야 한다.

 


1. 자녀에게 ‘돈을 쓰는 법’보다 ‘남기는 법’을 먼저 가르쳐야 한다


용돈은 단순한 생활비가 아니라, 경제 습관을 만드는 훈련 도구다.
얼마를 주느냐보다 중요한 건 용도를 정하고 기록하는 연습이다.
초등학생이라면 ‘용돈 3분할 법칙’(소비-저축-기부),
중고생이라면 ‘미션형 용돈’(목표 달성 후 일정 금액 지급) 등이 효과적이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한 달에 한 번 소비 리포트를 써보는 것만으로도 돈에 대한 대화는 시작된다.

 


2. 자녀 명의 금융상품, 진짜 ‘교육’이 되고 있나?


부모들이 자녀 이름으로 가입해주는 적금, 펀드, 청약 통장은 많다.
하지만 그 의미를 설명하지 않고 그냥 넣어두기만 하면, 금융 교육이 아닌 숨겨진 자산일 뿐이다.
청소년이 되면 직접 모바일 뱅킹으로 계좌를 조회하고, 매달 변화된 수익률을 함께 리뷰해보자.
‘이건 네가 모은 돈이야’라는 인식이 생겨야 돈에 대한 책임도 생긴다.
금융 상품도 소통의 매개체로 사용할 수 있어야 진짜 교육이 된다.

 

부모와 자녀, 돈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야 할 때


3. 자산 이전은 ‘세금’보다 ‘관계’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증여와 상속은 세금 계산 이전에, 심리적 기준이 먼저 세워져야 한다.
"왜 이 자산을 이 아이에게 줄까?" "형제 간 갈등은 없을까?"
수익형 부동산, 주식, 현금 등 어떤 자산을 어떤 시점에 누구에게 주는 것이 합리적인가는 단순한 세무계산 이상의 문제다.
계획 없이 남기면 갈등이 되지만, 설명과 합의 후 주면 교육이 된다.
자산 이전은 단순히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 되어야 한다.

 


4. 증여는 타이밍, 분할, 신고가 핵심이다


현행 법상 10년 단위로 일정 금액까지 증여세 없이 자녀에게 이전 가능하다.
(성인 자녀 기준 5천만 원, 미성년자는 2천만 원)
이 한도를 활용해 미리 분할 증여하면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한 현금 증여는 **이체 기록과 명확한 의도 표시(메모 등)**를 남겨야
향후 증여세 추징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정기적으로 증여를 신고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일단 줘보고 나중에 생각하자’는 방식은 세무상 가장 위험하다.

 


5. 결국, 금융 교육도 가족문화다

 

돈 이야기를 쉽게 꺼내는 집은 드물다.
하지만 돈을 숨기면, 아이는 스스로 학습한다.
그 학습은 때때로 SNS, 유튜브, 잘못된 조언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래서 가족 간의 돈 대화는 어릴 때부터, 작은 용돈에서부터, 질문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이 돈으로 뭐 하고 싶어?”, “다음 달엔 뭘 줄이고 싶어?”
이런 질문들이 부모와 자녀를 금융이라는 언어로 연결해준다.

 


지금은 자산만 남기는 시대가 아니라, 감각도 함께 남기는 시대다.
부모의 돈 습관이 자녀의 미래 자산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