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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사니즘

디지털 노마드의 돈 관리법

사무실도 출근도 없이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 자유롭고 유연한 삶처럼 보이지만, 그 자유는 철저한 돈 관리에서 비롯된다. 고정수입이 없는 구조, 환율 변동, 국가별 세금 문제, 보험의 공백. 이 모든 걸 고려하지 않으면, 자유는 금세 불안으로 바뀐다.

 

디지털 노마드의 돈 관리법


1. 월급이 아닌 ‘캐시 플로우’를 관리하라


디지털 노마드는 매달 들어오는 월급이 없다. 대신 수입은 프로젝트 단위로 들어오고, 시기와 규모는 들쭉날쭉하다. 이럴수록 중요한 건 '정기 수입'이 아니라 '현금 흐름' 관리다. 통장을 여러 개로 나눠 고정 지출 계좌, 비상금 계좌, 투자 계좌를 분리하고, 매달 ‘최소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돈’을 기준으로 플랜을 짠다. 현금 유동성이 끊기는 순간, 해외 어디서든 불안은 시작된다.

 


2. 나라가 달라도 세금은 따라온다


해외에 있으면 세금 걱정 안 해도 된다는 건 착각이다. 국적에 따라, 체류 일수에 따라, 소득 유형에 따라 ‘세금 거주자’로 분류되는 기준이 다르다. 한국 국세청은 해외 소득을 추적할 수 있는 협약국과의 정보 교류 체계를 이미 갖추고 있다. 주요 소득은 국내 신고를 원칙으로 하되, 현지에서 발생한 수익은 ‘이중과세방지조약’을 검토하고 전략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현지 세무사와 1회라도 상담해두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3. 환율은 보이지 않는 도둑이다


하루에도 수차례 바뀌는 환율. 대충 계산해서는 실질 지출과 수익이 왜곡된다. 수입은 달러, 지출은 유로, 저축은 원화로 하는 사람이라면 환율 관리는 필수다. 환전 시 수수료가 적은 글로벌 뱅킹 서비스나 멀티통화 지갑을 활용해야 하고, 고정 지출은 되도록 하나의 통화로 통합하는 것이 좋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는 환율 감은 결국 수백만 원의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

 


4. 보험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국내 건강보험이 자동 유지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는 디지털 노마드가 많다. 출국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지역가입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 그 결과, 사고나 질병이 발생했을 때 어느 나라에서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여행자 보험이 아닌, 장기 해외 체류자를 위한 국제 건강보험 또는 글로벌 민간보험 가입이 필요하다. 보험료는 부담되더라도, 의료비는 그 몇 배 이상으로 돌아온다.

 


5. 자유는 시스템이 있을 때 지속된다


모든 것을 매달 새로 고민하고 결정해야 한다면, 노마드 라이프는 금세 피로해진다. 그렇기에 돈의 흐름을 ‘자동화’하고, ‘분리’하며, ‘기록’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수입과 지출 내역을 간단히 구글 시트에 기록하거나, 월말마다 소비 성향을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내 삶은 ‘우연한 자유’가 아닌 ‘설계된 유연함’으로 바뀐다.

 


디지털 노마드는 단지 사무실 없는 직장인이 아니다. 스스로의 시스템을 설계하고, 책임지는 사람이다. 돈 관리 역시 그 자유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다. 자유롭고 싶다면, 돈부터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